설득의 심리학 세 번째 이야기이다. 세 번째는 사회적 증거의 법칙이다.
사회적 증거의 법칙을 말하기 전에 칠면조의 바보 같은 생태를 알면 좀 더 이해하기가 쉬워진다. 칠면조의 새끼가 칩칩이라는 소리를 내면 어미 칠면조는 갑자기 모성애가 발동하여 새끼 칠면조를 정성 스래 보살핀다. 심지어 박제된 족제비에 칩칩 소리를 내는 녹음기를 틀어주면 박제된 족제비를 정성스럽게 보살핀다. 이런 칠면조의 습성을 들으면 정말 바보 같지만 사람도 마찬가지라는 것이 충격이다.
무엇인가 옳은 것을 결정할 때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다른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을 따라 하는 것이다.
TV에서 런닝맨이나 다른 코미디 프로그램들을 보다보면 가짜 웃음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가짜 웃음도 사회적 증거의 법칙을 사용하는 것인데 무의식적으로 유머 자체에 반응하여 웃는 것이 아니라 웃는 소리 때문에 웃는 것이다.
어렸을 때 학교 영어시간에 배운 말이 떠오른다.
"laughing is contagious"(웃음은 전염성이 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웃는 것이 고착화 되어간다. 그래서 나중에는 칠면조의 칩칩 소리처럼 코미디 프로그램이 웃겨서 웃는다기보다 가짜 웃음소리에 웃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반두라(여기서 이분을 보다니ㅎ)라는 심리학자는 사회적 증거의 법칙을 이용한 실험을 설계해서 사람들이 가지는 공포증을 치유했다. 예를 들어 개한테 무서움을 가지고 있는 아이가 있다. 이 아이한테 다른 아이가 개랑 잘 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 이 아이는 혼자 있어도 개에 대해 무서움을 느끼지 않고 개와 장난치며 논다는 것이다.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이유도 이와 관계가 있다.
많은 사이비종교는 심판의 날이 와서 우리가 살거나 행복해지거나 하는 등의 구원을 받으려면 종교를 믿어야 한다고 한다. 특히 2012년에 뭐 마야의 달력의 마지막이라서 종말이 온다라는 말이 엄청 많았는데 이 예언이 빗나가도 사람들은 여전히 믿고 있다. 왜 그럴까? 이 사람들은 종말 전 후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종말 전에는 사람들을 더 모집하려고 하지도 않고 언론에 소극적이며 철저히 비밀을 지키고 기자들이 정보를 캐내려고 해도 못 캐냈다. 종말 시간 이후 아무 일도 없자 믿고 있던 이들은 혼란스러워진다. 그러다 한 명이 계시를 다시 받는다. "신자들의 신앙에 감동하여 지구를 멸망시키려는 계획을 포기했다."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면서 "이 사실을 널리 알려라"라는 계시를 다시 받게 된다. 그래서 종말 이후 가능한 모든 매체를 통하여 종말이 발생하지 않는 이유를 세상에 알리려는 노력을 했다.
이 사람들은 이미 종교에 심하게 매몰되어있었다. 종말이 올 것이라는 것을 믿어서 자신의 재산을 대부분 처분을 하고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즉 믿을 수 밖에 없던 것이다. 물질적인 증거를 이미 틀리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들의 신앙을 지켜줄 증거들을 찾아야 했는데 그것이 사회적 증거이다.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여 다른 사람들을 믿을 수 있게 만든다면 역설적으로 자신의 믿음도 틀리지 않았다는 증거가 되었던 것이다.
이런 방식이 존재하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럼 설득을 어떻게 할까?
사람을 설득하는 데 있어서 그 사람말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에 대해 말을 해주는 것이다. 비슷하지만 약간 다른 방법을 조던 피터슨 박사가 사용한다.
박사는 상대방의 의견에 대해 말할 때 자신이 전공으로 하고 있는 분야를 3인칭의 관점으로 전달한다. 그래서 상대방의 속임수에 빠지지 않고 자신의 의견이 아니라 공식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부분으로 말하기 때문에 상대방이 쉽게 반박을 할 수가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그렇게 쓰고 있다는데 혼자 그 부분을 반대하면 과학이라는 학문 전체에 대한 부정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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